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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함/초계함
2020.03.06 02:02

한국형 초계함 / 국산화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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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초계함 / 국산화에 도전하다

 

미국은 제2차 대전 당시에 엄청난 공업 생산력을 앞세워 무지막지할 정도로 많은 무기를 만들어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연합군에도 공급했다. 이는 전쟁의 승패를 결정한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그런데 전쟁이 끝난 후 대대적인 감군이 진행되면서 상당한 잉여 무기가 생겨났다. 때문에 필요한 적정 수량을 제외한 나머지는 어떻게든 처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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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대전 당시 항구에 정박한 플레처급 구축함들. 총 175척이 건조되었다.

 

 

그중에는 해군의 함정들도 있었다. 전쟁 중 대서양과 태평양 곳곳에서 마당쇠 노릇을 담당했던 플레처급(Fletcher Class), 알렌 섬너급(Allen M. Sumner Class), 기어링급(Gearing Class) 구축함들이 대표적이었다. 미 해군은 현역과 예비 보관 분을 제외한 대다수를 동맹국이나 친미국가에 공여 혹은 저렴한 가격에 공급했다. 

우리도 이를 인수받아 1980년대까지 최대 9척을 운영했다. 그런데 이들은 탄생 당시에나 구축함이었지 현대적 기준에 따른다면 성능이나 배수량이 호위함보다도 못한 구형 군함이었다. 하지만 이전까지 이보다 큰 전투함이 없었던 우리 해군은 이들을 보물로 여기며 선령이 다되도록 닦고 조이고 기름 쳐서 주력으로 사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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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도입해 1980년대까지 한국 해군의 중추였던 DD-916 전북함

그러던 1970년대 중반, 주한 미 7사단의 철군과 베트남의 공산화로 안보에 커다란 어려움이 닥치자 정부는 독자적인 한국형 구축함 개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것처럼 그때까지 고속정 정도나 개발해 보았던 당시 기술력으로는 수상 전투함의 꽃인 구축함을 만든다는 것이 의지만 있다고 쉽게 달성하기 힘든 어려운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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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상태에서의 시작 

더구나 미사일 시대를 맞아 구축함은 거함거포시대 당시의 대잠수함전용함이 아닌 종합전투함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성격이 변하고 있었다. 비록 1970년대부터 조선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고 있었지만 당시 우리나라는 구축함(Destroyer)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아래 단계인 호위함(Frigate)이나 초계함( Corvette)도 만들어 본 경험이 전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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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국산 전투함인 FF-951 울산함

 

당장은 전투함 건조와 관련한 노하우를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기술진은 먼저 작은 규모의 전투함을 만들어 보기로 결정하고 구축함의 전단계라 할 수 있는 호위함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1981년 1월, 드디어 최초의 한국형 전투함이 세상에 그 자태를 들어내는데, 바로 FF-951 울산함이었다.

울산급을 호위함으로 분류하나 2,180톤의 만재 배수량은 여타 동급함과 비교해 작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백지에서 시작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많은 난관을 겪었다. 그중 하나가 예산이었다. 울산함을 건조하면서 많은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서 당시 배정받은 예산으로 계획된 물량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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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급 호위함 6번 함인 FF-957 전남함.

 

지금 같으면 추가로 예산을 배정받고 도입 기간을 늘리는 대안을 택하겠지만 울산급 호위함을 대량 건조해 노후 전투함을 시급히 교체하여 연안 방위의 주력으로 삼고자 했던 당시는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다. 고민에 빠진 해군은 결국 울산급보다 조금 작고 저렴한 전투함을 건조해서 시급한 수적 공백을 메우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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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 방위의 중추 

이에 따라 울산함 건조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1982년 조금 축소된 만재배수량 1,076톤 규모의 PCC-751 동해함이 탄생했다. 이후 동해급으로 명명 된 연안 방위용 한국형 초계함은 대함미사일 없이 3인치 함포 및 기관포를 위주로 화력을 장비하고 어뢰, 폭뢰를 장착하여 제한적인 대잠 능력도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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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국산 초계함인 PCC-751 동해함

 

동해급 초계함은 총 4척이 취역했고 제작 과정에 습득한 기술로 좀 더 보완하여 1984년 12월에 취역한 만재배수량이 1,220톤 규모의 개량형 초계함이 취역하는데 PCC-756 포항함의 이름을 따서 포항급으로 명명되었다. 포항급은 1993년 7월 PCC-758 공주함까지 총 24척이 제작되어 수적으로 연안 방위의 중추를 담당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형 초계함이 1998년 취역한 광개토대왕함을 시작으로 한국 해군이 본격적인 대양 해군 시대에 도약하도록 만들어 준 초석이 되었다는 점이다. 지금도 최신 전투함의 제작 기술을 전수해주는 나라는 없다. 따라서 한국형 초계함은 비록 작기는 했지만 많이 제작하면서 상당한 기술력 습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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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급 초계함 6번함인 PCC-762 충주함. 2016년 퇴역 후 필리핀에 공여되었다.

이렇게 많은 역할을 담당한 한국형 초계함들은 2009년 동해함과 포항함을 시작으로 퇴역이 시작되어 순차적으로 일선에서 물러나는 중이다. 그중 일부는 페루, 필리핀, 이집트, 베트남 등에 공여되어 새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형 초계함은 어려웠던 시절에 등장해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조용히 임무를 다한 고마운 존재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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