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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무거우면 날지만 꼬리가 무거우면 못 난다?

 

 

항공기의 균형을 이야기할 때 ‘코가 무거우면 날지만 꼬리가 무거우면 못 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게중심을 앞에 두어야 더 안정적이라는 뜻으로 들리는데요. 맞는 말일까요? 무게중심이 뭐길래 항공기가 날고 못 날고를 결정하는 걸까요?

 

 

무게중심과 꼬리날개가 시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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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의 세로방향 균형에 영향을 주는 힘을 보여주는 그림. 무게중심과 수평꼬리날개의 힘은

기체를 아래로 당기고 반대로 양력은 위로 올리는 힘을 만든다. <그림 출처=aviationsafety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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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렛대의 원리를 보여주는 그림. 항공기 역시 힘점(꼬리날개가 누르는 힘)의

힘을 조절해 기수를 오르내리는 조종을 하게 된다. <그림 출처=wikipedia>

 

 

무게중심은 중량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입니다. 항공기를 끈에 달았을 때 어디로도 기울지 않는 곳이죠. 하지만 모빌처럼 걸어놓기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방의 균형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요. 가로방향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좌우 날개의 균형을 맞추고 같은 위치와 높이에 같은 중량의 장비를 장착하면 됩니다. 세로방향은 신경 쓸 게 많습니다. 여러 가지 힘이 항공기의 앞뒤 균형을 깨뜨리거든요. 중량은 기체를 아래로 끌어내립니다. 반대로 양력이 작용하는 날개의 힘은 위를 향합니다. 같은 날개인데도 뒤쪽 수평꼬리날개는 승강타(엘리베이터)라는 장치를 달아서 아래로 누르는 힘을 만듭니다. 이 힘으로 기수를 들거나 내리는 조종면의 역할을 하죠.

 

이 3가지 힘을 잘 조절해야 세로방향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데요. 항공기가 마치 시소를 탄다고 상상해도 좋습니다. 떠오르게 하는 힘의 한 점(양력의 중심)을 받침대로 보고, 머리 쪽과 꼬리 쪽이 수평의 균형을 잡는 겁니다. 양쪽에 올라탄 2개의 힘은 무게중심과 수평꼬리날개의 힘입니다. 시소에서는 양쪽의 무게도 중요하지만 받침점을 중심으로 한 거리도 매우 중요하죠. 승강타는 대부분 가장 뒤쪽에 배치합니다. 지렛대의 원리와 같은데요. 받침대로부터 멀어질수록 같은 일을 하면서 힘은 덜 들일 수 있죠. 가운데서 받침대의 역할을 하는 양력의 중심은 어디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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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꼬리날개에 달린 승강타(엘리베이터)가 움직이면서 기수가 오르내리는 동작을 볼 수 있다. <그림 출처=NASA>

 

 

비행 중 항공기에 가해지는 힘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날개의 받음각에 따라, 항력에 따라, 또 추력을 얼마나 낼지에 따라 달라지죠. 이렇게 많은 힘의 영향력을 시시각각 계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항공 학자들은 이론과 실험을 통해 ‘공력중심’이라는 변하지 않는 지점을 알아냈습니다. 즉 날개가 공기를 받는 각도(받음각)가 매번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축이 있다는 건데요. 동체에 붙은 주날개의 앞뒤(좌우 길이가 아닌) 길이를 4등분 했을 때 앞의 4분의 1지점이 공력중심으로 나타납니다. 받침대 역할을 하는 공력중심은 주날개 근처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항공기라는 시소에서 받침대와 수평꼬리날개 위치는 정해져 있는 셈인데요. ‘무게중심’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승객, 화물을 어떻게 배치하고, 연료를 어떻게 소모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즉, 어디에 더 싣느냐에 따라, 비행 중 어느 탱크의 연료를 먼저 쓸 것인가에 따라 조금씩 달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무게중심을 어디에 둘 지에 따라 세로방향의 균형이 결정되는 겁니다.

 

무게중심, 앞에 둘까 뒤에 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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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중심은 한계선 내에서 공력중심의 앞에 두기도(그림 위), 뒤에 두기도(아래) 한다. 앞에 둘 때는 비행속도에 따라 꼬리날개의 승강타로 기수를 내리는 안정적인 비행을할 수 있다. 무게중심이 뒤에 있을 때는 승강타에 걸리는 힘을 줄여야 수평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림 출처=FAA Weight and Balance Handbook>

 

 

무게중심은 몇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공력중심보다 앞에 올 수도 있고, 일치하게 하거나 공력중심 뒤에 둘 수도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안정적인 것은 첫 번째, 무게중심을 공력중심보다 앞에 둘 때입니다. 항공기의 기수가 쉽게 들리지 않기 때문에 꼬리날개의 부담이 덜하고 자연히 안정성도 높습니다. 비행환경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다는 뜻이죠. 하지만 머리가 무거울수록 여러 나쁜 점들이 발생합니다. 기본적으로 머리가 무거우면 이륙할 때 상승 능력이 떨어집니다. 이륙하기 위해서는 비행기가 가속하게 되는데(보잉 747이 300명 이상 탑승 시 보통 시속 약 300km에서 이륙) 머리가 무거우면 받음각을 크게 해야 이륙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항력이 커져서 순간적인 가속(추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순간 연료 소모량이 최대치가 됩니다. 착륙할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항공기는 마지막 이륙과 착륙 단계에서 머리를 살짝 드는 플레어 동작을 취해요. 머리가 무거우면 활주 길이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머리가 너무 무거우면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효율이 떨어지는데요. 반대로 무게중심이 공력중심과 일치하거나 더 뒤로 가면 꼬리날개가 받는 부담이 커지면서 안정성은 떨어지겠죠. 옆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서 항공기가 돌려고 한다거나, 착륙을 위해 기수를 숙이는 동작이 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받음각이 줄어들면서 속도를 내기에는 더 좋습니다. 전투기와 같이 속도와 기동성을 중시하는 항공기가 무게중심을 공력중심 뒤에 두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제트여객기의 경우도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순항 비행과 고속비행 때는 적정 여유 내에서 무게중심을 공력중심에 일치시키거나 조금 뒤로 보낸다고 합니다.

 

 

무게중심이 한계를 벗어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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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중심이 뒤로 쏠리면서 조종능력을 상실하고 추락했던 2013년 내셔널 에어라인 화물기 사고. <사진출처 : CNN>

 

 

▶3분 53초부터 실제 사고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youtu.be/1MccVLAg6AY

 

무게중심은 세로방향 안정성을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앞쪽과 뒤쪽 한계선을 두는데요. 이 한계선을 넘어가면 항공기는 조종 능력을 모두 상실하거나 기수가 들리는 않는 참사로 이어집니다. 무게중심이 후방으로 이동한 비행 사고로는 2013년 내셔널 에어라인社의 화물기 사고를 들 수 있습니다. 이 항공기는 군용 차량을 싣고 이륙한 직후, 화물의 결박이 풀리면서 차량들이 뒤로 쏟아졌고 결국 추락해 7명의 승무원이 전원 사망했습니다. 당시 추락 장면이 찍힌 영상이 공개되면서 더 화제가 됐었는데요. 활주로에서 이륙해 겨우 370m를 오른 시점에 무게중심이 뒤로 이동하면서 기수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항공기는 조종 불능 상태에 빠졌고 좌우로 마구 흔들리다가 추락, 거대한 불덩어리로 폭발해버립니다.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일어난 사고도 있습니다. 2003년 12월 25일 아프리카의 도시 코토누에서 UTAGE항공사 141편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한 사고였는데요. 활주로를 달리던 항공기가 이륙하려던 시점에 조종사는 승강타를 당겨 기수를 들었지만 충분히 들리지 않았고, 여객

 

기는 매우 낮은 상승 각도로 떠올랐습니다. 결국 활주로 밖의 건물을 강타하고 베냉 해변에 추락, 141명이 사망한 참사로 남아있는데요. 잔해 조사 결과 제어장치나 엔진 고장 증거는 없었고, 무게가 허용 중량을 초과했을 뿐만 아니라 무게 중심도 허용한계보다 앞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죠.

 

 

중량초과와_함께_무게중심이_전방한계를_벗어나면서_대형참사로_이어졌던_UTAGE_141편_사고_장면.jpg

중량 초과와 함께 무게중심이 전방 한계를 벗어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던

UTAGE 141편 사고 장면. <사진 출처=tailstrike.com>

 

 

그래서 여객기의 좌석 배치나 화물의 탑재 방법에 따라 항공기의 무게중심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경비행기에서는 승객의 체중을 잰 후 무게가 고르게 배분되도록 좌석 배치를 합니다. 대형 여객기의 경우는 비행 중에 연료가 소모되어 무게중심이 바뀌지 않도록 연료를 이동시키기 도 합니다. 이렇게 대형 여객기의 좌석과 화물 배치 연료의 소모 등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FMC(Flight Management Computer)입니다.

 

이처럼 항공기의 무게중심을 어디에 둘 것이냐는 실제 ‘날고 못 날고’를 결정하는 게 맞습니다. 적정한 한계선 내에서는 공력중심보다 앞쪽에 있는 게 더 안정적이고, 속도를 낼 때는 약간 뒤로 움직이는 게 좋다고 볼 수 있는데요. 무게중심의 한계선이 주날개의 뒷전을 벗어나게 하는 일은 없기 때문에 ‘꼬리가 무거우면 못 난다’는 말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입니다.

 

기획제작 : 항공우주Editior 이정원

내용감수 : 항공기술연구부 이융교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