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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2020.02.20 22:16

허리케인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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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전투기 / 주연을 빛나게 하는 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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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같은 영화제 시상식에서 주연상 못지않게 비중 있는 수상 부분이 있는데 바로 조연상이다. 영화 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포커스가 맞추어진 주인공보다 조연 역할로 수상한다는 것은 어쩌면 진짜 실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주인공보다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유명세를 더 많이 타는 경우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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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 이전인 1963년 영화 클레오파트라에 동원된 엑스트라들

이처럼 영화 속에는 수많은 조연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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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래도 조연은 주연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영화는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아닌 결국 주인공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배우가 주인공이 될 수 없고 그렇게 영화를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 중요도나 순위를 나누어 구분하는 행위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분명히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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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은 군사 분야도 마찬가지다. 끊임 없이 회자되는 주연급 무기도 있지만 이들 못지않게 활약을 하였으면서도, 아니 더욱 많이 사용되었으면서도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혹은 2선급 취급을 받는 무기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처럼 크게 드러나지 않는 조연급 무기의 도움 없이 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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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F-15(하)로만 무장하기 어려워 보다 저렴한 F-16(상)이 탄생했다. ​

무기는 객관적으로 성능의 비교가 가능한 기계이기 때문에 쉽게 순위를 가름할 수 있다. 물론 군의 입장에서는 성능이 가장 좋은 무기로만 무장하는 것을 원한다. 그런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동급의 무기 중에서 성능이 좋다는 것은 비싸다는 의미와 대개 일치한다. 문제는 군대도 경제적 부분을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자부심 

아니 국가 예산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국방비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 요소는 대단히 중요하다. 설령 전쟁 중이라도 경제 원리가 적용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무기는 소모품이므로 사용자에게 적시에 공급해 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전쟁을 지휘하는 당국의 투입 대비 효과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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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본토항공전 당시 마당쇠 역할을 담당한 허리케인 전투기.

전선의 중요도를 따져 무기의 공급도 달리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따라서 비록 특급 대우는 받지 못하고 때로는 주연급 무기에 비해 성능도 떨어지지만 전쟁터의 마당쇠 노릇을 톡톡히 하는 무기들이 따로 있다. 그중에서 전쟁사에 손꼽을 수 있는 하늘의 마당쇠가 있었는데, 바로 허리케인(Hawker Hurricane) 전투기다.

공군만의 전쟁이었던 1940년 영국본토항공전에서 압도적인 독일 공군에 대항하여 영국 공군은 필사의 노력을 경주하였고, 결국 엄청난 인내심과 투쟁심으로 침략자들을 격퇴했다. 이때 독일의 Bf 109에 맞선 스피트파이어(Spitfire)는 영국을 구한 불멸의 전투기로 자리매김했다. 아직까지도 영국의 자부심으로 여겨질 만큼 명성을 길이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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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시범 비행 중인 허리케인(상)과 스피트파이어

하지만 영국본토항공전이 개시되었을 때 스피트파이어는 이제 막 양산에 들어간 상태여서 물량이 충분하지 않았다. 직전에 있었던 프랑스 전역 당시에 프랑스의 애타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스피트파이어를 파견하지 않았던 이유도 본토 방어를 위해 어차피 가망 없는 싸움에 부족한 보물을 마구 투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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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수호한 멋진 조연

 

이처럼 어려웠던 순간에 스피트파이어의 부족분을 메워준 전투기가 바로 허리케인이었다. 허리케인은 복엽기에서 단엽기로 진행하는 시기에 등장한 과도기적 전투기여서 성능이 시대에 뒤졌고 영국본토항공전 이후에는 인상적인 활약도 보이지 못해 명성이 많지 않다. 하지만 영국을 구한 또 하나의 전투기라는 점에서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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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을 하기 위해 독일 Do 17 폭격기의 뒤로 치고 들어오는 허리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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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은 1930년대 중반에 영국 공군이 실시한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에 도전했으나 스피트파이어에게 성능이 확연히 밀렸다. 하지만 독일이 재군비를 선언한 후 급속도로 공군력을 확충하고 유럽에 전운이 감돌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당장 많은 전투기가 필요하게 되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생산성도 좋은 허리케인도 고려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영국은 충분한 물량의 스피트파이어를 확보하기 전까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허리케인도 함께 양산하기로 결정했다. 덕분에 한기의 전투기도 아쉬웠던 영국본토항공전 당시에 허리케인은 천군만마(千軍萬馬) 같은 역할을 담당했다. 영국은 소수의 스피트파이어가 Bf 109를 견제하는 동안 허리케인이 폭격기를 요격하는 임무를 담당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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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본토항공전 당시 허리케인의 활약을 묘사한 그림

한마디로 허리케인은 영국을 공격하러 온 독일 폭격기들에게는 사장 무서운 저승 사자였다. 결국 감내하기 어려울 만큼 폭격기 전력이 소모되자 결국 독일은 영국본토항공전에서 패했고 결국 영국 상륙을 포기했다. 분명히 허리케인은 날렵한 주연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종횡무진 활약하며 자기 역할을 묵묵히 다한 마당쇠였다. 가장 멋진 조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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